부산 독서문화의 산실 ‘영광도서’
인터뷰 변상욱 CBS부산방송 본부장, 정리∙사진 임지연 | 만나고 싶었습니다
부산 독서문화의 산실 ‘영광도서’
김윤환 영광도서 대표와 변상욱 CBS 부산방송 본부장의 서점문화 이야기
영광도서 전경
1968년 단 돈 오천 원으로 부산 땅에 발을 붙여, ‘할 수 있다’는 신념 하나로 41년을 부산을 지키고 있는 서점이 있다. 중소서점의 위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수도권의 여타 대형서점 못지않은 위엄을 뽐내고 있는 부산의 ‘영광도서’가 그곳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없는 책이 없는’ ‘영광도서’건물 2층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김윤환 대표를 만났다. 변상욱 CBS부산방송 본부장과 김윤환 대표는 부산의 독서문화와 지역 서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변상욱 : 41년동안 영광도서를 이끌어오시면서 부산의 독서문화 흐름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습니까?
김윤환 : 부산은 항구도시라 그런지 열정적인 것이 특징입니다. 대구, 진주 등과 같은 내륙지역처럼 선비정신이 결여된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는 문화권이 아니었죠. 그래서 교육적인 면에서 많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문화의 불모지대’라고 불리기도 했었죠. “부산에 무슨 문화가 있냐”고 말할 정도로 문화적으로 취약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먹고 살기 바쁜 문화권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지역적으로 많은 발전이 있었고,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많이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책이 팔리는 것만 봐도 교육적으로 부산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 수 있죠.
그리고 문화는 정부의 정책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어느 정도 지원은 가능하지만 사회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것은 민초들이기 때문이죠. 충분히 부산도 문화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포기하고 있는 것을 문인들과 서점인들이 인지하고 제대로 독서문화를 조성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영향을 미쳐 지역을 발전시키자는 것에도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갤러리 영광’ 전경
영광 독서토론회 현장
대산초등학교 학생초청 강연 후
변상욱 : 영광도서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영광 독서토론회’는 부산의 독서문화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게 되기까지 많은 노력이 있으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윤환 : ‘영광 독서토론회’는 1991년 프랑크푸르트 도서박람회에 지방서점 대표로 초청되어 갔을 때 깨달은 결과물입니다. 당시 유럽의 많은 지역을 탐방하면서,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자리가 많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우리나라는 작가와 독자들이 만나는 자리도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1993년 책의 해가 처음 제정되었을 때 부산의 책문화 발전을 위해 부산에서 출간된 책들과 일반 서점에서 보기 힘든 책들을 모아 ‘부산의 책 전시회’와 ‘전국대학출판물전시회’를 열었습니다. 그 이후 서점 내에 전시관 만들었는데, 그것이 ‘갤러리 영광’입니다.
영광 독서토론회도 그때 함께 시작했습니다.《토정비결》을 쓴 이재운 씨부터 시작했는데 생각만큼 잘 되지는 않았어요. 당시만 해도 작가들은 독자들이 책을 통해 평가하길 바라고, 비평은 싫어했기 때문이죠. 작가를 초빙하는 데 경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한 번에 끝낼 것도 아니고 매달 진행해야 하는데 이렇게 비용이 나가면 결말이 좋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출판사들에게 출판사가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가교역할을 해야한다며 특히 베스트셀러 작가들은 독자들에게 감사의 표현을 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설득했습니다. 또 작가가 돈을 받고 강연을 오면 기사거리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죠. 지금 생각해도 그때 그 생각이 지금 141회까지 진행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된 것 같습니다.
변상욱 : 영광 도서는 부산에 있는 지역 서점으로서 수도권 내의 대형서점 못지않은 부산의 대표 서점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들은 지역 서점이 모두 죽어가고 있는 실정인데요. 영광도서가 이렇게 부산에 자리잡은 것은 서점이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윤환 : 서점은 도서관의 기능과 책과 함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책만 판매하는 곳이되면 안되죠.
부산 시민이 자기가 보고 싶은 책을 사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간다는 것은 부산 서점인들의 책임이자 자존심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손님이 찾아서 없는 책은 직접 서울에 가서 구해오기도 했었죠. 1년에 한 권도 판매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 책이 귀중하다고 판단되면 서점에서는 진열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영광도서는 교보문고보다 3만 권 정도 더 구비되어 있죠. 그 자체가 부산 시민들에게 자긍심으로 다가가는 듯 합니다. 같은 온라인 서점을 운영해도 수도권으로 주문하기보다는 영광도서로 주문을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변상욱 : 다른 지역의 중소서점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다고 보시나요?
김윤환 : 현재는 강자의 논리에 의해서 출판사가 서점에 책을 공급하는 공급가가 달라집니다. 책은 정가라는게 있어 이 가격이 합당하다는 표시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형서점은 공급가가 낮고 작은 서점은 열악한데도 공급가가 높죠. 그렇게 되다보니 동네서점들이 없어지고, 도매상들도 없어지는 결과가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대형서점과 차별 없는 공급율로 중소서점에 책을 공급한다면 적어도 같은 선에서 출발하는 것이니 지역 서점에 짐을 더는 것이 되겠죠.
그리고 출판산업은 서비스업으로 분류되어 있어 힘들 때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싶어도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문화산업으로 지원이 충분히 된다면 그럴 일이 없겠죠. 동네서점에 격려가 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지역 서점이 살아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김윤환 대표는 그의 자서전《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의 제목처럼 “삶을 저축해 가면서 살아라. 그러려면 책을 읽으면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천천히 삶을 여유롭게 살아갈 것을 강조했다.
<출판저널 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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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들고 있는 책이 내가 살고 있는 세계
9월 3, 2010 by admin
Filed under Book & People, 책과 사람
글 정윤희, 사진 마음산책 | Book & People
지금 만들고 있는 책이 내가 살고 있는 세계
창립 10주년, 마음산책 정은숙 대표
“책을 읽으면 또 다른 길이 보인다. 그래서 그 길을 가다 보면 새로운 책에 대한 표지가 보인다. 책에서 길을 찾고 또다시 책으로 간다. 책의 사용은 바로 그런 의미이리라.”《( 책사용법》14쪽) 26년 동안 편집자로 살아온 마음산책 정은숙 대표. 그는 10년 전 2000년 8월 16일, 열 평 남짓한 공간에 마음산책을 창업했다. 최근 펴낸《책 사용법》은 마음산책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책이다. 동갑내기 지기인 휴머니스트 김학원 대표가 “편집자가 쓸 수 있는 깔끔한 책”이라고 평했다며 “26년동안 편집자로 일하면서 읽어 온 책들에 대한 사명, 책에 대한 생각을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는 방법을 일러주고 인류 최고의 발명품인 책이라는 성스러운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는 매뉴얼이나 가이드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희망했다.
《책 사용법》에는 52권의 책이 인용돼 있다. “점을 이으면 선이 되듯이 책은 또 다른 책을 부른다”는 그의 말마따나 “이 세상 저자들의 재능에 존경과 질투가 일어 몸을 떨기도”했던 저자의 심정이 전해진다.
1992년 <작가세계>를 통해 시인으로 문단에 데뷔한 정 대표는 책을 만드는 과정은 곧 시를 창작하는 작업의 연장선이라고 본다. 마음산책을 창업한 이래 180종을 출간하면서 제목 하나를 지을 때도 시인으로서의 재능을 발휘한다.
창업할 때 “멋진 산문집을 내야겠다”는 마음처럼 마음산책의 이름을 달고 나온 첫 책은 소설가 김영하 씨의 에세이《굴비낚시》다. 영화를 즐겨보면서 재충전하는 정 대표는 “김영하 소설가는 당시 젊은 ‘문제적 작가’였고, ‘영화’를 주제로 한‘산문’이었다는 점에서 마음산책이 향하는 편집철학과 맞닿아 있는 책이었다”고 회고한다.
정 대표가 쓴 책 중 편집자 세계를 보여준《편집자 분투기》는 출판계 신입 후배들에게 널리 읽혀 지고 있다. 자신을 “26년차 편집자”라고 소개하는 정 대표는 “편집자가 곧 경영자”라고 강조한다. 책에 대한 책임감을 가진다는 것은 곧 경영적인 사고와 맞닿아 있으며, 편집과 경영을 분리해서 생각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란다. 그는 미래의 출판인들에게 현실적인 스펙보다는 평생 학생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살겠다는 정신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출판사에서 일을 하고자 하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정답을 줄 수는 없고요. 출판은 꾸준히 공부할 수밖에 없는 직업입니다.《나는 학생이다》의 책제목처럼 항상 공부하는 학생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탐구하는 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편집자로서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현실적인 조건은 열정을 이기지 못하는 법이거든요.”
훗날 하얀 머리칼을 바람에 흩날리면서 후배 편집자들에게 멋진 기획을 제안하고 싶다는 정 대표는 곧 출간될《감성지식의 탄생》에 몰입해 있었다(인터뷰가 이루어지고 지난 7월 1일《감성 지식의 탄생》이 출간됐다). ‘지식채널 e가 어떻게 태어나고 진화했는지’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한 김진혁 피디가 직접 제작기를 쓴 책이다.
“내가 만들고 있는 책이 내가 살고 있는 세계”라고 고백하는 정 대표는 지금 어떤 세계에 빠져 있을까.
<출판저널 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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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 맞아 자서전 낸 기독교출판협회 박경진 회장
9월 3, 2010 by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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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윤희, 사진 진흥문화사 | Book & People
고희 맞아 자서전 낸 기독교출판협회 박경진 회장
“내소원은 눈뜨는 거였지. 열두 살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는데,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어요. 스무살 때 서울로 올라와서 이필웅 박사를 만나 수술을 했어요. 왼쪽 이마 근육을 움직여서 눈꺼풀이 올라가게 만드는 수술이었죠. 그렇게라도 눈을 뜨고 나니까 얼마나 좋던지….”
박경진 진흥문화 회장은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아련한지 송글송글 눈물이 맺혔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왼쪽 눈이 감겨 있었다. 애꾸눈이라는 장애로 부끄러움과 열등감 속에서 사춘기를 보냈던 그는 1951년 1∙4 후퇴 피난민들이 초등학교 교실에서 드리는 예배에 참석했던 계기가 되어 신앙을 갖게 되었다.
올해 고희를 맞이한 박경진 회장은 자서전《나의 믿음은 오직 감사》에서 50년동안 새벽기도를 하며 감사하며 살아온 삶과 신앙을 고백했다. 박 회장의 근면한 삶은 주위 지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대의그룹 채의숭 회장은 추천의 글에서 “초지일관(初志一貫). 박경진 회장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사자성어이다.
그의 신앙이 그렇고, 그의 사업이 그렇고, 교회봉사가 그렇다. 그의 삶은 나이가 들수록 더 윤이 난다”고 적었다.
충남 서산에서 열남매 중 막내 아들로 태어난 박 회장은 상경한 후 막노동 잡부일, 보따리 장사꾼, 문패 샘플 가방을 들고 다니는 외판원 등 여러 일에 전전했다. 카렌다 영업사원을 하다 1976년 6월 5일에 서울 중구 을지로5가 방산시장 내 다른 사람의 사무실 한쪽에 책상 하나 놓고 카렌다를 만들었다. 진흥문화사의 출발이다.
외환위기 때도 큰 어려움 없이 회사를 성장시켰고, 도서출판 진흥 등 여섯 개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기독교방송 재단이사를 맡고 있는 박 회장은 올해 기독교출판협회 회장으로 추대됐다. 현재 150개의 출판사들이 협회에 가입해 있다.
“전자책 등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면서 과연 출판업계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색하고 있습니다. 종이책과 전자책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은 기독교출판협회의 연구 과제입니다. 또한 전국 기독교 서점들에 공급하는 기독교출판사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50년간 새벽기도를 하며 살아온 박 회장은 남은 인생도 감사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전한다.
“사람은 누구나 감사의 제목이 있다. 감사하는 사람에게는 감사가 쌓이고 불평하는 사람에게는 고통이 쌓인다”며 “감사는 또 다른 감사를 낳는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출판저널 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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