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철학을 인터뷰하다

9월 2, 2010 by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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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은현 | 신간서평 – 인문∙학술

《하버드, 철학을 인터뷰하다》

석학들에게 듣는 철학 입문서

 

  하버드대학교 학부생이 운영하는 철학 잡지 <하버드철학리뷰>에서 1991년부터 2001년 동안 열네 명의 세계 석학들과의 인터뷰를 묶은 책이다. 움베르트 에코, 코넬 웨스트, 존 롤스, 하비 맨스필드, 마이클 샌델 등 유명 석학들이 자신의 철학과 사상, 그리고 철학이 필요한 이유 등에 대해 털어 놓는다. 학부생과의 인터뷰로 철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입문서지만, 결코 내용이 만만하지 만은 않다. 철학자에 대한 사전 지식과 철학의 중요 이슈를 짚어낼 수 있다면 이 책을 읽는 재미가 한층 더할 것이다.

  책에서 눈에 띄는 인터뷰는 생애 단 세 번의 인터뷰를 했다는《정의론》의 저자 존 롤스(1921~2002)와의 인터뷰다. 롤스와의 인터뷰는 <하버드철학리뷰> 창간호에 실렸으며, 이후 두 번의 인터뷰도 학부생 또는 졸업생과의 인터뷰였다고 한다. 그가 쓴《정의론》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전파되었는데, 이에 대해 그는 “책이 나올 당시 민권운동 이후 베트남 전쟁을 겪는 시기였다. 심각한 정치적 투쟁으로 정치철학이 필요했고, 이러한 요인이《정의론》이 관심을 모을 수 있었던 요인인 것 같다”고 말한다. 롤스는 자신의 이론에 비판을 가하는 사람들에 대해 “훌륭한 비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의 비판에 응답을 해야 합니
다. 그것이 바로 학문을 하는 삶”(143쪽)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심도 깊은 정치 토론을 하면서 가능한 내용을 명확히 해 사람들에게 접근하기 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치철학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사회를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

  하버드 대학 정치학과 교수인 하비 맨스필드는 엘리트 우파학계의 대표적 학자이지만 보수주의자라는 꼬리표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 의미가 달라지는 정치적인 것일 뿐이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답한다. 또 “늘 보수적이 되거나 이성적으로 보수주의적이기는 힘든 일”이라며 자유주의자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판을 가한다.

 

<출판저널 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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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고원 10

8월 30, 2010 by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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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임지연 | 신간서평 – 인문∙학술

《비평고원 10》

인문학커뮤니티 10년 정리한 책

 

  포털사이트 다음카페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비평고원’이라는 인문학커뮤니티가 있다. 이 커뮤니티는 서양 철학부터 베스트셀러, 영화에 이르는 인문학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담론을 진행한다. 카페 사람들이 올린 수준 높은 글들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책에 관한 가장 수준 높은 담론이 진행되는 곳’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는 ‘비평고원’이 2000년에 4월에 문을 열어 올해 10년을 맞이했다.

  《비평고원 10》은 ‘비평고원’의 지난 10년을 정리한 책으로 ‘서평’보다는 ‘비평’을 강조한 카페 이념에 맞게, 신∙구간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책이 담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만 서술한 글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 글과 실제 커뮤니티에 달렸던 댓글을 함께 수록해 그 글에 대한 회원들의 자유로운 생각까지 볼 수 있다.

  총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072쪽이라는 방대한 양과 일반 책보다는 큰 판형 때문에 받아드는 순간 ‘헉!’소리가 절로 날 것이다. 더불어 그 안에 담고 있는 10년이라는 세월 때문에 한 번 더 ‘헉!’소리가 나겠지만 내용은 머릿속에 두고두고 새겨도 좋을 만큼 다양하고 좋은 비평 글쓰기의 예들이 가득하다. 물론 모든 글들이 다 좋지는 않다고 책을 엮은 <비평고원>의 카페지기 소조(小鳥)도 말하고 있다. 하지만 “부족한 글이나마 함께 수록한 것은 <비평고원>이 걸어온 10년의 역사에 의의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카페지기가 서문에 밝힌 “비평고원은 정거장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며 지금의 <비평고원>을 만들었듯 책에 대해 생각하고 또 책을 평가하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책’과 그 책을 평가하는 ‘비평’글쓰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출판저널 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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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잇기

8월 26, 2010 by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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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윤희 | 신간서평 – 인문∙학술

《기타 잇키》

천황과 대결한 사상가 ‘기타 잇키’

 

  《기타 잇키》는 이와나미서점에서 2004년에 전 5권으로 출간했던《評傳北一輝》를 번역한 책으로 1,2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이 책을 쓴 저자 마쓰모토 겐이치는 레이타쿠 대학 경제학부 교수이며 문예평론가, 역사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번역은 국민대 국문학과 정선태 교수와 전문번역가 오석철 씨가 맡았다.

  저자가 30여 년간의 독창적인 근현대사 연구를 통해 저술한 이 책은 ‘파시스트’ ‘사이비 혁명가’로 불린 사상가 ‘기타 잇키’를 천황제 일본과 격렬하게 대결한 혁명적인 사상가로 재탄생시켰다. 저자는 1883년 4월 3일 니가타현 사도 섬에서 양조장 집 아들로 태어난 기타 잇키의 태생, 청년시절부터 천황 신앙 파괴자로서 천황 절대주의를 가장 날카롭게 비판하고 해체하고, 1936년 2ㆍ26 쿠데타의 배후로 낙인찍혀 역사의 무덤에 매장당하기까지 삶과 사상을 평전으로 녹여냈다.

  ‘기타 잇키’(北一輝1883~1937)는 우익 혁명가로 천황과 대결한 사상가로 유명하고, 우리나라에서 기타 잇키라는 이름은 박정희, 5ㆍ16 쿠데타와 함께 회자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36년 일본 청년 장교들의 쿠데타인 2ㆍ26 사건을 높이 평가했으며, 2ㆍ26 쿠데타 주역들의 사상적 배후인 기타 잇키를 연구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기타 잇키가 스물네 살에 쓴 출세작《국체론과 순정사회주의》에 대한 저술 배경과 내용도 평전에 스며들어 있다. 이 외에도《중국혁명외사》《일본개조법안대강》은 근대 일본이 낳은 문제적 인물임을 드러내는 저작들이다.

  교양인에서 펴내는 <문제적 인간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이다. 인물이나 사상이 낯설기도 한데다 방대한 분량이어서 쉬이 읽기 어려운 책이나, 한 인물을 통해 일본근대를 공부하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되는 책이다.

  번역자 정선태 교수는 “역사성 발자취를 남긴 인물의 사상이 하나의 이념이나 신념으로 재단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사유의 직조물이라는 것을 받아들이 자세를 갖추고 있는 사람들에게, 기타 잇키의 사상적 역정은 삶과 사상과 행동의 관련성을 고민하는 데 시금석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출판저널 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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