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터와 속닥속닥

7월 10, 2010 by admin  
Filed under 책과 사람, 출판의 세계

글 김은현 사진 김홍기 | 출판의 세계 ⑤ – 일러스트레이터와 속닥속닥

예전에는 ‘일러스트레이터’를 책에 삽화를 그리는 사람으로 기억을 했다면, 이제는 그 작품 배경이나 종류도 다양해졌다. 단순히 일러스트가 아니라 ‘콘셉트’에 맞게 작품을 그린다고 해서 잠산 작가는 스스로를 ‘컨셉 디자이너’라고 부른다. 정지예 작가는 사진을 판화로 옮겨 직접 바느질을 한 일러스트로 지난 해 이탈리아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됐다.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가지고, 자신만의 위치를 만들어 가고 있는 두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러스트레이터’의 세계로 빠져보자.

 

“한 번도 설렁설렁 일해 본 적 없어 자기색깔 찾기 위해 노력해야”

 

정지예(40)
경기대 서양화과 졸업.
《신데렐라》《요술쟁이 꼬슬란》《정호승 시집》《줄줄이줄줄이》《호랑이와 곶감》《사자와 토끼》등 다수의 일러스트 작업. 출판미술신인대상전 1, 2회 수상(1992, 1993), 황금도깨비상 수상(1994), BAIJ 아시아 비엔날레 일본전시 및 수상(2002),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2009), 볼로냐 국제 그림책 전시(2010).

 

 

“좋아하는 일을 하라. 그러면 다른 건 따라 올 것”

 

잠산(37, 본명 강산)
공주대 만화과 졸업.
서울국제 만화페스티벌 캐릭터 부문 입상(1996),《재미로 보는 100페이지 세계 문화》(삼성출판사),《그남자 그여자 2》(갤리온), 김진명 장편소설《살수》,《주몽》(민음사),《현대시 100년, 우리나라 대표 100편》,《무지개 가게》(갤리온),《행복한 왕자》(대교),《헨젤과 그레텔》(웅진) 등 단행권 일러스트, 나이키 박지성 CF 콘셉트 일러스트 그래픽 노블, 오페라 <마술피리> 등 다수의 포스터 작업 등.

 

일러스트를 하신 지 얼마 정도 되셨나요? 어떻게 일러스트레이터의 길로 접어들게 되셨는지?

 

잠산(이하 잠) : 13년 정도 됐어요. 졸업 후 3D 작업을 하는 회사를 다녔는데,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낮에 회사를 다니고 밤에는 개인 작업을 했어요. 원래는 만화가가 꿈이었는데 우연히 이 직업이 있다는 걸 알고, 직접 교보문고나 영풍문고를 다니면서 어떤 그림들이 있는지 찾아봤고, 직접 연습해 봤어요. 생활습관이 달라서 회사 다니는 건 어려울 것 같고, 이 직업이 자율성이 높을 것 같아 선택했죠(웃음).

초반에는 직접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출판사를 돌아다니면서 작업 의뢰를 했어요. 그렇게 작업 활동을 하다가, 제가 작업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작업을 해서 홈페이지에 올려놓았어요. 그러면 먼저 연락이 오더라고요. 저는 앉아서 일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그 일을 만들어서 먼저 보여줘요. 그럼 자연히 작업 의뢰가 들어오더라고요.

 

정지예(이하 정) : 1992년 학교 졸업과 동시에 시작했어요. 말이 시작이지 뭔가 활발히 일을 한건 아니었어요. 마음의 결심만 앞섰거든요. 지금이 2010년이니 그래도 꽤 많이 시간이 흘렀네요. 이 분야에 대해 알게 된 건 대학 4학년 때부터였는데, 아는 순간부터 이 길에 들어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대학 4학년 때 근로 장학생을 하던 중 디자인과에 배달된 <디자인뉴스>라는 신문을 접했는데, 그 때 이혜리 선생이 그린 ‘솥뚜껑 속의 아이들’이란 그림이 눈에 띄었어요. 이 그림을 보고 ‘아, 이거다! 이런 그림을 그려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제1회 출판미술 신인대상전이란 공모전이 있어, 무작정 출품을 했어요. 그렇게 공모전을 계기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작업하실 때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잠 : 생각을 많이 해요. 이걸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까, 새로운 장르를 도전해야 하는데 어떤 도구를 가져와야 할까, 스타일을 바꿔야 할까 등을 고려한 후 작업을 시작해요. 다양한 생각이 정리된 후 작업을 하면 당당하게 할 수 있거든요. 내가 한 작업에 대한 답변을 할 수 없으면 이미 진 것이나 마찬가지죠.

또 제가 느끼는 감정을 충실히 표현하려고 해요. 저는 생각이 곧 그림이라고 봐요. 붓과 종이, 페인트로 하는 행위가 그림의 다는 아니에요. 너무 많은 의미를 두고 그리면 안 되고, 자기 생각과 느낌을 솔직하게 전달해야 해요.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아도 두 번 보고 싶지 않은 그림이라면 의미가 없죠. 열 번을 봐도 좋은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그리고 다른 장르의 작품들을 많이 봐요. 같은 장르의 작품을 보면 실력의 괴리감을 느낄 뿐이지만, 다른 장르의 그림을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그걸 가져와서 작품을 만들면 새로운 장르를 만들 수 있거든요. 그래서 다른 장르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요. 요리책 작가, 사진 작가 등을 만나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고,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줄 수도 있어요. 음악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 내가 포스터 그려줄까, 공연할 때 음악해줄까 하며 주거니 받거니 할 수 있거든요.

정 : 저는 글을 받아 작업을 할 때 그 글의 주인공이 되어 느끼려고 노력해요. 마치 제가 고양이, 강아지, 사자, 심지어는 쓰레기가 되기도 해요. 그래서 그 캐릭터를 그려요. 저는 글을 완전히 이해한 뒤 작업을 시작해요. 평소 제 작업의 일 또한 그래요. 일부러 꿈을 꾸기 위해 잠을 청하기도 해요(웃음). 또 눈으로 보면서 상상을 많이 하는데요. 지나가는 구름, 빛나는 태양, 예쁜 집, 비, 눈, 바람, 쓰레기 더미, 재활용품 등 사소한 움직임도 느끼려고 노력해요. 어디서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이러한 작업은 매우 재미있어요.

 

 

일러스트 작가를 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잠 : 사람들이 좋아할 때요. 감동 받았다거나 좋았다거나 여운이 남는다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다른 무언가를 보여줘야지 하는 의지도 생기고요.

정 : 이 일을 해야겠다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쭉이요. 그림을 그리고 있는 매 순간순간이 제게는 보람이에요. 특히 전시를 할 때 보람을 많이 느껴요. 전시란 참으로 매력적인 일이예요. 그림을 그리는 작품을 하면서 사람들과 공유할 수 없다면 그것 또한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요.

그림을 시작했던 공모전 이라는 것도 화장을 하듯 누군가의 눈들에 의해 보여짐으로서 또 다른 완성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그림을 그린다고 무슨 잡지나 책에 실리는 것을 보여드린 게 다인데 작년에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다른 나라 작가들과 나란히 걸려있는 저를 보여드릴 수 있게 되었던 것도 정말 뜻깊은 일이었어요. 2009년 이태리 볼로냐아동도서전 공모전은 제가 저에게 주고 싶었던 선물이었기에 의미가 깊어요.

 

하루에 작품 활동은 얼마나 하세요?

잠 : 하루에 포스터 한 장, 표지 한 장 정도를 하고요. 그 외 시간에는 개인 작업을 많이 해요. 작업 의뢰가 들어오면 그 일만 하는 작가들도 있는데, 저는 개인 작업을 많이 하라고 얘기해 주고싶어요. 일이 작품이 아니라, 자신의 작품을 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내 작업을 열심히 하다보면 작품이 좋아지고, 그러면 출판사와도 거래를 할 수 있어요. 개인 작업을 열심히 해서 출판사와 협상을 잘해서 돈의 여유가 생기면 그걸로 작업을 해야 한다고 봐요. 자기 발전을 위해 작업하는 작가들이 많이 없다는 것이 아쉬워요.

정 : 저는 늘 그림을 그려요. 완성이 된 것이든 낙서를 하던 종이와 연필을 늘 갖고 다녀요. 잠을 자는 머리맡에도 종이와 연필을 놓고 잠을 자요.

그림의 완성 시간은 때에 따라 다른데요. 잘 되면 앉은 자리에서 네, 다섯 시간씩 일어나지 않아요. 그저 몰입을 하는 거라 시간가는 줄 모를 때가 많지요. 안 풀리면 너무 힘들어 붓을 들기조차 싫을 때도 있어요.

 

 

작업은 주로 혼자서 하시나요?

정 : 네, 혼자서 해요. 저의 생각과 느낌을 제 손으로 해야 정확히 전달되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문하생을 하겠다고 문의 하신 분들도 있었지만, 제 작품을 제 영혼으로 담아야겠다는 것이 저의 그림 방식이에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잠 : 대부분 프리랜서로 많이 하는데요.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하다보면 자연히 작업이 많아져요.

정 : 어떤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은 없어요. 본인이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봐요. 사실 이일은 힘든 과정이 있어요. 매우 고통스러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만 하는 것은 그저 그림 그리는 게 좋은 것이 아닌가 해요. 저 역시 그렇고요. 어떤 예술을 함에 있어서 자기 것, 자기 생각, 자기 철학, 자기 색깔을 분명하게 갖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해요.

늘 낙서를 쉬지 않고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본인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그리는 것인지에 대한 확신과 그 과정이 습관이 되어야 해요. 낙서 자체가 굉장히 쉬운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만큼 안 되고 안 하고 어려운 것도 없을 거에요(웃음). 하지만 모든 열쇠는 낙서를 통해 자신의 것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낙서의 습관이야말로 나로부터 자유로워지게 하는 수단이에요. 낙서만큼 재미있는 예술 또한 없지요.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잠 : 예전에 비해 일러스트를 하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만화계가 무너진 것도 한 요인이고,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도 일러스트 쪽 일을 많이 하고 있어요. 하지만, 경력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출판사에서 가격을 너무 낮춰서 주는 경향이 생겼어요. 그러면 기존 작업을 해오던 작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쳐요. 당황스럽죠. 신인 작가들에게 너무 낮은 가격에 작품의뢰를 받지 말라고 얘기해 주고 싶어요. 기회를 스스로 컨트롤 해야 해요. 기회 안에서 조금 더 이로운 계약을 만들어 내야지, 무조건 따라가는 건 옳지 않아요.

저는 계약 조건을 세 개 정도 만들어서 그 안에 맘에 드는 계약 조건을 만들어 가요. 선택권이 많지 않은 작가들의 경우에는 가격보다 계약서를 만들어 가면서 계약 문구를 고쳐가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봐요.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남이 하라고 하는 것을 하지 말고, 원하는 것을 재밌게 하기 위해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돈을 벌기 위해서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즐기면서 하면 돈은 자연히 들어온다고 봐요.

학원에서 일러스트를 가르칠 때 이런 이야기를 해줬어요. 한 시간 안에 답이 안 나오면 더는 생각하지 말라고. 궁금한 게 있으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찾아가면 돼요.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시간을 투자해서 만나고, 물어봐야죠. 노력을 공짜로 먹으려고 하면 안돼요. 생각 없이 하는 사람이 있고, 생각만 하는 사람이 있는데, 생각을 하고 그걸 하기 위해 될 때까지 도전해야 해요. 주변이나 환경으로 변명하지 말고,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라고 얘기해 주고 싶어요.

정 : 감히 당부하고자 한다면 자신과 닮은 그림을 그리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가장 자기다운 작가가 되는 것이 중요해요. 생각을 가슴으로 느껴서 손으로 옮길 수 있는 작가가 되기를 권유합니다.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신가요?

잠 : 그림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달라요. 일이건 개인 작업이건 제가 생각하는 느낌을 전달하고자 노력해요. 저는 좋은 점을 찾아내려고 노력해요. 그림은 주관적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정 : 저는 그저 소박하고 싶어요. 평소에도 그렇듯 심오하거나 철학적이거나 테크닉이 뛰어나거나 깊은 메시지 전달을 하기위한 그림을 하는 건 아니에요. 그저 평소에 재미있고 즐겁고 유쾌하고 신나는 그런 일을 상상하기 때문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저와 똑같은 생각, 느낌을 받기를 원할 뿐이에요. 그저 보면 즐거운 그림, 행복한 그림을요.

 

살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과 후회되는 일은 어떤 일인가요?

정 : 잘한 것이 있다면 그저 어릴 때부터 꿈이 화가였고 그 꿈이 지금껏 바뀌지 않고 있다는 것. 그림을 그리면서 그와 이어지는 또 다른 꿈이 생긴다는 것? 모든 것이 그림을 그리고 있기에 가능한 것 같아요. 후회되는 것은 아마도 상업적으로 인식하고 일하는 것에 대한 프로의식이 좀 부족했지 않았나 싶어요. 지금의 작품 경향을 만들기까지 특별한 경험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나누어 주세요.

정 : 저는 고양이를 소재로 주로 작업을 하는데요. 고양이는 제게 힘을 줘요. 어린 시절 아버지가 바바리 코트 속에 숨기고 놀래켜 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해요. 저의 첫 동물이었거든요. 그때부터 고양이의 모든 것이 좋았어요. 고양이의 털, 수염, 눈 등을 그릴 때 저는 그 어떠한 것을 그릴 때 보다 묘한 희열까지도 느껴요.

그래서 전 모든 그림이 고양이를 통해 얻어질 정도에요. 좋아하는 작가는 샤갈인데요. 샤갈의 그림들을 보면 사실 고양이만 없지 제가 좋아하는 것이 다 있어요. 하늘을 날고 있다거나, 많은 집들, 그리고 닭. 제 그림은 여기에 고양이, 구름, 해, 달, 별, 비, 눈이 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을 꼽는다면?

잠 : 나이키에서 30페이지 올 컬러로 ‘그래픽 노블’작업을 한 것인데요. 그래픽 노블은 고급 아트 만화인데, 만화가가 아닌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맡겼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봐요.

저는 작품을 할 때 한 장 한 장이 새로워요. 매번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이니까요. 스타일, 개념도 계속 바뀌어요. 그림 스타일을 계속 바꿔올 수 있는 것도 상업예술가로서 좋은 것이라고 봐요. 새로운 것을 개발했으니 돈 벌고, 딴 짓하고, 또 다른 것 시도하다 보니 그 그림을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에게 연락이 오고 하는 거예요.

일도 결국 사람과 사람의 일이예요. 출판사에서도 제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일을 주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이 중요해요.

정 : 사실 지금껏 물감, 아크릴, 콜라주 이런 것들로만 해 오다가 사진을 찍고 판화로 옮겨 그것을 천에 바느질한(지금 생각하니 과정이 좀 복잡했네요) 2009년에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상’을 받은《줄줄이 줄줄이》가 좀 힘들기는 했어요. 과정이 힘들었고 무더운 여름까지 거쳐 끝낸 것이어서 기억에 남아요.

 

어떤 작가로 남고 싶으세요?

잠 : 작가는 무조건 새로운 것을 만드는 사람이에요.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사람도 작가라고 할 수 있어요. 창의적인 것은 대단한 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것이고, 좋아서 하는 것이에요. 너무 많은 의미를 두다보면 경직될 수 있어요. 가진 재능이 그림이고, 태어났는데 언제 죽을지 모르니 제가 갖고 있는 재능으로 위안 삼으며 재미있게 살고 싶어요. 작가에게 사인(死因)은 작품이라고 생각이에요. 작품을 남길 수 있다면 그것만큼 의미 있는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정 : 저는 좋은 작가로 남기보다는 좋은 작품으로 남고 싶어요. 그러나 아직 그러고 있지를 못 해요. 좋은 예술가가 되기 위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정말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잠산 작가는 진정한 ‘작가’가 되는 것을 꿈으로 꼽았다. 남들이 직업이기 때문에 부르는 ‘작가’가 아닌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그의 꿈이다. “자신이 무너지지 않기 때문”에 생각을 많이 한다는 그는 남들이 자신의 작품에 태클을 걸었을 때, 대답할 말이 없으면 지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자신이 대답할 답안을 가지고 있다면 이기는 것이라고.

  그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더라도 자신의 작품세계와 이유, 배경에 대해 진부한 답안이 아닌 자신만의 목소리를 쏟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이 정말 그가‘프로’인 이유일 것이다.

  정지예 작가는 5년 전부터 작업 스타일을 바꿔 손이 많이 가는 자수 등을 통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한 번도 자신의 일을 설렁설렁하게 해 본 적이 없다는 그는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서 볼로냐아동도서전에 작품을 출품할 정도의 ‘도전’과 ‘열정’을 지닌 작가다.

  후배들을 가르칠 때도 “어떤 색깔을 쓰고, 어떻게 그림을 그려라”라고 가르쳐 주지 않고, “자신만의 작품을 찾아라”라고 조언하기 때문에 배우는 후배들이 너무 힘들어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는 “정말 고맙다”는 인사가 온다고 했다.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자신 만의 작품을 만드는 사람. 프로에 선 두 작가의 특징이다. 이들이 있기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이 매일 탄생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출판저널 2010-07>

(c)출판저널 문화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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